4선의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21대 총선에 나가지 않겠다"고 하자 그의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이름깨나 알려진 인사들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난 2월 이 지역의 예비주자가 14명에 달했다.

"배신자를 정치적으로 심판해야 한다"며 출사표를 던졌던 예비주자 중 상당수는 공천에서 배제되거나 중도 하차했다.

예비후보의 난립 속에 미래통합당 경선에서 강대식 후보(60·전 대구 동구청장)가 이기자 '유승민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하다'는 말이 나왔다.

강 후보는 '유승민 키즈'로 불리는 대표적 친(親)유승민계다.

그는 통합당 경선에서 소위 '서울 TK'로 불리는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김영희 전 육군 중령을 꺾어 토박이의 저력을 과시했다.

강 후보는 지금까지 4번 출마해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타이틀로 기초의원 선거 2번, 구청장 선거에서 1번 이겼다.

그러나 유 의원의 공천을 받아 2018년 바른미래당으로 두번째 도전한 구청장 선거에서는 떨어졌다. 인지도가 높았고 인기도 괜찮았다.

그러자 "유 의원에게 씌워졌던 소위 '배신자 프레임'이 강 후보에게 그대로 꽂혀 낙선했다"는 말이 나돌았다.

유 의원 지역구에는 후보가 7명으로 정리됐다.

대구 12개 선거구 중 경쟁률이 가장 높다.

무주공산인 이곳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승천(58), 통합당 강대식, 민생당 남원환(58), 민중당 송영우(46), 국가혁명배당금당 이명부(54·여), 무소속 윤창중(63)·송영선(66·여) 등 이름이 제법 알려진 인사들이 후보 명단에 올라있다.

민주당 이 후보는 2006년 구청장 선거를 시작으로 2010년 대구시장 선거, 2012년과 2016년 총선에 나가 4번 모두 낙선했다.

노동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이 후보는 4전 5기를 노리고 있다.

2013년 방미(訪美) 중 여성 인턴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물러났던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탄핵무효 주장의 정당성을 인정받겠다"며 벼르고 있다.

무소속으로 나선 송영선 후보는 윤 후보에게 "단일화하자"고 제안했지만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정가에서는 이 지역 토박이인 민주당 이 후보와 통합당 강 후보의 2파전으로 예상하면서 "유승민 의원의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