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갑에서 승리한 미래통합당 주호영 의원은 21대 총선의 최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권 잠룡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을 누른 것은 물론 대구경북(TK) 최다선 의원에 오르며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주 의원은 15일 밤 10시50분쯤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캠프로 돌아와 "박근혜 대통령을 조속히 구하겠다"며 당선 소감을 대신했다. 아울러 대구 시민에겐 감사를, 경쟁자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에겐 위로를 전했다. 주 의원은 "보수의 심장인 TK 정치 1번지 수성구갑을 민주당으로부터 다시 탈환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대한민국이 일당 독재로 갈 것이란 두려움과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했다.

주 의원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결과를 보이며 접전이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다소 큰 격차로 제압하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지역 정치권은 2008년까지 활동한 대구 서구 출신의 5선 강재섭 전 의원에 이어 12년 만에 지역의 5선 의원 탄생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특히 경북에는 재선 이상 의원이 없는 만큼 TK 최다선 의원으로 당내에서 경북까지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중앙 정가에선 주 의원을 놓고 일각에서 공천 과정 '컷오프(경선배제)'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당 일각에서 영남권 다선은 경선에서 배제하거나 수도권으로 재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 의원은 김 의원을 상대하기 위한 '저격수'로 선발되며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다. 이 과정에서 지역구를 옮겨야 했지만 결과적으로 승리하면서 상당한 전리품을 얻게 됐다.

특히 4·15 총선은 차기 대선의 전초전으로 불렸던 만큼 이에 대한 당내 지분 요구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국회부의장이나 당 대표 등 주요 직책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새누리당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등 당 지도부 진입을 노렸기에 이번에야말로 당 지도부 입성도 유력하다는 평가다. 주 의원은 실제로 당선 소감을 통해 "당의 체질 개선에 힘쓰겠다"며 차기 전당대회 등에서 도전을 예고하기도 했다.

더욱이 주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무소속 당선에 이어 이번에는 지역구를 옮기고도 당선되는 저력을 발휘하며 대구 정치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됐다. 즉 지역 정치권의 맹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다. 이번 대구경북(TK) 지역 당선자들 중 초재선 의원들이 대거 입성한 만큼 당분간 통합당 TK 정치권은 주 의원을 중심으로 한 '주호영호'로 대표될 전망이다.

다만 주 의원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 것인가에 대해선 아직 물음표가 나오는 게 사실이다. 당내 활동에 비해 지역 정치권의 대표주자로서 뚜렷한 활동을 보여준 것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종합하면 주 의원에게 21대 국회는 TK 대표주자라는 역할을 수행하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주 의원의 활약에 따라 20대 대통령선거와 8회 지방선거 성적표가 결정될 수 있기에 어느 때보다 주 의원의 거취와 활동 폭은 관심을 받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