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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_ “냉전의 산물은 이제 역사속으로 ... 공무원도 정치기본권 보장받아야”
경북포커스신문 기자
입력 2021.04.05 00:50
수정 2021.06.07 14:47
글 _ 최병욱_국토교통부노동조합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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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병욱_국토교통부노동조합 위원장 |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우리는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느끼고 있다. 국민의 안전, 국민의 행복을 토대로 건설적인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그것이다. 그렇다. 국가는 결국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국가의 3요소를 흔히 국민, 주권, 영토라 말한다. 주권은 그 나라의 힘이요, 영토는 생활터전이 된다. 국민은 영토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이 중 하나를 잃으면 국가는 존재할 수 없다. 이들 요소의 우열을 가릴 수는 없다. 하지만 국민이라는 단어를 오늘 논하고 싶다.
고대 동양의 성인 맹자는 민본주의를 강조한 인물이다. 맹자는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社稷)이 그 다음이며, 군주가 가장 가볍다”는 말을 남겼다. 현대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민본주의로, 2000년 전에 살았던 사람이 이러한 주장을 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일임은 틀림없다.
민본주의를 이야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또 있다. 미국의 제16대 링컨 대통령이 그 주인공이다.
그는 게티즈버그 연설에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치(The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라고 강조한 것은 너무나도 유명한 연설이다. 오늘까지도 다양한 곳에서 링컨의 연설을 인용한다. 또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국민의 중요함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대민민국 헌법 제1조 2항도 같은 맥락이다.
헌법 제1조 2항에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했다. 즉, 대한민국에 있는 모든 권력은 국민의 결정에 의해 생겨난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공무원만큼은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에서 벗어나 있다. 사실 공무원에게 정치중립을 요구하는 것은 특정 정치집단의 이념이나 주장으로부터 공무를 집행함에 있어 공정함을 요구하기 위해 부여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치기본권은 전혀 다른 문제다. 공무원도 엄연한 주권자다. 국민의 권리를 향유해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일반 국민에게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선거권도 존중받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정치 기본권을 보장 받지 못해 마음 편히 SNS에 의견을 달 수 없는 것은 모순에 가깝다.
사적 영역에서의 정치 기본권과 공정 영역에서의 정치 중립 의무를 하나로 묶어서 보면 안 된다. 공무원 정치기본권이 침해되면 결국 국민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보게 된다. 정책적 실패를 가장 먼저 판단할 수 있는 노동자가 바로 공무원이기에, 이들에게 보장하는 정치 기본권은 더 좋은 행정 서비스로 연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을 박탈하는 것은 이데올로기적 관점에서 비롯됐다. 여전히 우리의 인식이 과거에 멈춰서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냉전시대를 넘어 이제는 번영의 시대의 한복판을 걷는 요즘, 대한민국만이 낡은 사고에 사로잡혀 퇴보하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이라는 신분이 정치참여에 제약을 받는다는 것은 21세기, 4차혁명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필자는 멀리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ILO100주년 기념총회장을 찾아간 적이 있다. 핵심협약 비준을 앞두고 열악한 대한민국 노동의 현주소를 만천하에 알리기 위해서였다. 물론 시위를 진행함에 따라 현지 경찰에 연행되어가는 일도 겪었지만, 대한민국의 노동현실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는 공무원노조법의 역사적 첫 개정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자부한다.
그럼에도 공무원 정치기본권 확보는 여전히 가야할 길이 멀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 동시에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투쟁을 통해 쟁취하고자 한다. 문제제기는 최근에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17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연대해 공무원 정치기본권 쟁취를 위한 행보에 나섰다.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공무원 노동자의 목소리를 정부 여당에 확실하게 표시했다.
작년 10월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에 ‘공무원,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관련 법률 개정에 대한 청원’도 공무원 노동자가 올린 바 있다. 한 달도 안 된 시점에 10만명 이상이 동의해 상임위원회로 안건이 넘어갔다는 것은 그만큼 요구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무원도 국민으로 바라보고 존중해야 한다. 이를 위한 공이 국회로 넘어갔다. 국회는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흔히 부르는 선진국에서는 정치기본권에 대한 규제를 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이 점도 감안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미래사회에서는 경쟁력을 발휘할 수 없다. 시대가 급격하게 변하는 상황에서 사고의 변화 없이 과거에만 메여있으면 발전할 수 없는 만큼 이데올로기적 사고에서 벗어나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는 미래지향적 사고로 변화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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